Hercules
- 학명 / Hercules
- 약자 / Her
- 영문표기 / Hercules
- 위치 / 적경 : 17h 10m 적위 : +27°
- 자오선 통과 / 8월 5일 오후 9시
여름이 시작되면서 은하수의 물줄기는 점점 하늘의 정상을 향해 솟구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봄철의 가장 밝은 별인 목동자리(Booster)의 아크투루스(Arcturus)는 어느덧 서쪽하늘로 기울고 여름철의 사파이어별 직녀(Vega)는 하늘 높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며 한층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이 무렵 목동자리와 거문고자리의 사이에 놓인 '하늘을 거꾸로 걷는 사나이' 헤라클레스(Hercules)의 별자리가 하늘의 정상에 자리하게 된다. 비록 밝은 1등성이나 2등성의 별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지만 하늘에 있는 많은 별자리들 중에서 가장 그럴듯하게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별자리이다.
가운데 여섯 개의 별들이 찌그러진 H자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이 H자로 시작되는 헤르쿨레스(Hercules)자리의 가장 중심이 되는 별들이다. 얼핏 보아도 사람이 거꾸로 서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의 모습을 몹시 빼어닮은 별자리이다.
기원전 그리스 사람들은 이 별자리를 그리스 신화의 가장 위대한 영웅 헤라클레스의 모습으로 생각했다. 오른손에 몽둥이를 들고 괴물 히드라를 무찌르는 용감한 투사 헤라클레스의 모습을 하늘에서 찾아낸 것이다.
그런데 왜 헤라클레스는 하늘에서 거꾸로 서 있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서 신화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부분이다. 그렇지만 뒤에 나오는 이야기를 읽어보면 나름대로 헤라클레스가 하늘에서 거꾸로 서 있는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중심에서 찌그러진 H자를 이루고 있는 여것개의 별(β, δ, ζ, ε, η, π)이 헤라클레스의 몸통을 만들고 있고 H자의 윗부분에 위치한 π별과 η별에서 시작되는 두 줄기의 별들이 각각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를 만들고 있다. H자 아래에 있는 3등성의 α별 라스알게티(Ras Algethi)가 헤라클레스의 머리에 해당하며, H자 아래에서 양쪽으로 뻗어나간 별들이 팔을 이루고 있다.
어떻게 찾을까?
헤르쿨레스자리는 주변의 왕관자리(Corona Borealis)와 거문고자리(Lyra)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찾으면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 두 별자리의 사이에 찌그러진 H자가 놓여 있기 때문이다.
왕관자리를 찾기 어렵다면 백조자리(Cygnus)의 α별 데네브와 거문고자리(Lyra)의 α별 베가를 이어 같은 거리만큼 연장하여도 된다.
주변의 별들 속에서 이 별자리의 별들을 확인하는 데는 3등성(α, β, δ, ζ, μ, π)만으로 몇 개의 삼각형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춧돌(the Keystone)
헤르쿨레스의 찌그러진 H자 윗부분에 해당하는 네 개의 별 ε, ζ, η, π가 만드는 사다리꼴을 서양에서는 주춧돌(Keystone)이라고 부르며, 이 별자리를 찾는 데 표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라스 알게티(Ras Algethi)
H자의 남족에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α별 라스 알게티가 있는데, 이 별은 밝기가 3등성에서 4등성까지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변광성이다. 또한 라스 알게티는 직경이 태양의 400배나 되는 큰 별인데, 크게 부풀었다가 원래대로 되돌아가는 것을 번갈아 하는 맥동성(脈動星)이기도 한다.
최대로 부풀었을 때는 태양 지름의 800배나 되는 엄청난 크기로 변한다. 이렇게 큰 별이 풍선처럼 부풀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큰 것에 비해 가벼운 가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밀도가 거의 0인 진공과 같은 '텅빈 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이 별을 천시원(天市垣:목동, 땅군, 뱀자리를 포함하는 큰 별자리)이라는 큰 별자리의 주인으로 생각하여 천제(天帝)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무릎 꿇은 자
헤르쿨레스자리는 먼 옛날부터 있었던 별자리인데, 처음에는 헤르쿨레스는 이름이 아니라, '뛰는 사람', '곤봉을 들고 있는 사람', '괴이한 괴물', 도는 '무릎 꿇은 자'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려졌었다. 라스 알게티(Ras Algethi)라는 말은 아라비아 말로 '무릎 꿇은 자의 머리'라는 의미인데 성좌 그림에 그 위치에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기원전 그리스의 천문학자이자 시인이었던 아라토스(Aratos. B.C.270년경)는 이 별자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용머리 근처를 비실비실 걷는 사나이...
....그가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없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데,
단지 사람들은 '무릎 꿇은 자'라고 부른다...
헤르쿨레스(Hercules) 는 헤라클레스를 라틴어로 발음한 것인데, 이는 여신 헤라( Hera)의 영광(Kles)이라는 뜻이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강하고 용감한 투사를 꼽으라면 누구나 서슴없이 헤라클레스(Heracles)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영웅 헤라클레스가 하늘의 별자리가 되기까지를 신화는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헤라클레스는 대신 제우스와 알크메나(Alcmena)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가 아직 요람에 있을 때 남편 제우스가 낳은 인간 자녀에게 항상 적의를 품고 있던 여신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죽이기 위해 뱀 두 마리를 보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어린 헤라클레스는 뱀을 무서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손으로 뱀을 목 졸라 죽여 버렸다.
헤라 여신의 미움은 그 후에도 계속되었다. 헤라클레스가 청년이 되자 헤라는 간계를 부려 그를 에우리테우스(Eurystheus) 왕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그 후, 헤라클레스는 자유를 얻는 대가로 열두 가지의 위험한 모험을 강제로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유명한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고역(the Twelve Lavors of Heracles)'이다.
그 첫 번째는 네메아(Nemea) 계곡의 황금사자를 죽이는 일이었다. 이 사자는 어떠한 무기로도 뚫을 수 없는 가죽을 가진 무적의 사자였지만 결국 헤라클레스를 당해내지 못하고 목이 졸려 죽고 만다. 이대 제우스가 아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사자의 영혼을 하늘에 올려 사자자리(Leo)를 만들었다.
다음으로 헤라클레스는 아홉 개의 머리를 가진 물뱀 히드라(Hydra)와 싸움을 하게 되는데 한 달간의 격전 끝에 결국 히드라도 헤라클레스의 손에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제우스는 그 뱀도 하늘에 올려 사자 밑의 별자리로 있게 했다.
아르카디아(Arcadia) 벌판에서 보아(Boar) 뱀을 잡아 세 번째 과제를 마친 헤라클레스는 네 번째 과제로 여신 아르테미스(Artemis)의 숫사슴을 잡아와야 했다. 황금뿔을 가진 그 숫사슴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는데 헤라클레스는 이것을 상처 하나 입히지 않고 생포해서 에우리테우스 왕에게 가져왔다.
다섯 번째 과제는 스팀팔리아(Stymphalia)에서 여행자를 잡아먹는 황동부리를 가진 괴물새를 처치하는 것이었는데, 그는 아테네(Athene)신이 준 요술방울로 새를 둥지에서 몰아내어 활로 쏘아 죽여 버렸다.
30년 동안이나 청소가 안 된 아우게아스(Augeas) 왕의 외양간을 청소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는 주위 두 강물을 외양간으로 끌어들여 단 하루 만에 이 일을 해치웠다. 그후 헤라클레스는 에우리테우스 왕의 지시를 실행하면서 불을 뿜는 크레테(Crete) 섬의 괴물소를 굴복시켰고, 디오메데스(Diomedes)의 식인 말을 잡아 왔으며, 아마존(Amazon) 여왕의 요술 허리띠를 빼앗았다.
이 외에도 게리온(Geryon)국의 붉은 소를 잡아온 일, 화룡이 지키던 헤스페리데스(Hesperides) 낙원의 황금사과를 가져온 일, 그리고 지옥의 문을 지키던 개 케르베루스(Cerberus)를 잡아온 일 등이 그의 열두가지 고역에 해당하는 일이었다.
이 열두 가지 고역은 헤라클레스를 에우리테우스 왕의 지배에서 벗어나게 하기에 충분하였지만 그것만이 그의 업적은 아니다. 그의 선조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간을 쪼아 먹는 독수리를 죽은 것도 그였으며, 강의 신을 굴복시켜 아름다운 소녀 데자니라(Dejanira)를 구한 것도 그였다.
그 후 헤라클레스는 데자니라와 결혼했는데 이것이 간접적으로 그의 죽음을 불러왔다.
어느 날 헤라클레스가 강을 건널 때 네수스(Nessus)라는 반인반마의 켄타우르(Centaur)에게 아내를 건네줄 것을 부탁하였다. 물 속에 살던 네수스는 이것을 허락하는 듯하였으나 강의 중심에 이르자 반항하는 데자니라를 데리고 강물 밑으로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헤라클레스는 그의 활로 단 한 번에 네수스의 심장을 꿰뚫어 버렸다.
이 켄타우르는 죽기 직전 그의 피 일부를 데자니라에게 주며 그것이 헤라클레스의 사랑을 영원히 지켜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 헤라클레스의 사랑이 의심스러울 때가 오면 그의 갑옷이나 의복에 그 피를 묻히면 영원히 그가 그녀에게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자니라는 그것을 안전하게 숨기고 얼마 후, 헤라클레스가 노예 소녀와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되었을 때 옷에 네수스의 피를 발라 헤라클레스에게 주었다. 헤라클레스는 죽음의 옷을 입자마자 자신이 속은 것을 알았고 그것을 떼려 하였으나 그럴수록 옷은 살에 더 단단히 붙었으며 네수스의 증오는 그의 몸속으로 점점 더 깊이 퍼져 갔다. 그것은 마치 몸을 둘러싼 불꽃 같았고 어떠한 요술로도 제거할 수 없었다.
마침내 헤라클레스는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높은 산에 올라가 나무통을 모아 장례준비를 하였다. 그리고는 많은 모험에서 그의 무기였던 믿음직한 곤봉을 머리맡에 두고, 어께깨에는 사자 가죽을 걸치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 용감했지만 가련한 영웅의 최후였다.
그리하여 사람 손으로는 다 쓸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모험을 했고, 그 이름이 초인적인 힘의 형용사로서 우리들 사이에 영원히 메아리 칠 이 영웅 헤라클레스는 죽었다. 이 때 그의몸을 태운 불꽃은 핏빛으로 하늘가지 미쳤다고 한다.
이것을 바라보던 대신 제우스는 그의 흰 구름 전차를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아들의 몸을 불에서 꺼내 하늘에 올려 별 사이에 놓았다. 이 영웅이 얼마나 크고 무거웠던지 하늘을 바치고 있던 아틀라스(Atlas)도 우주에 더해진 무게를 느끼고 약간 신음하며 비틀거렸다고 한다.
Messier : [M13] [M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