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shes
- 학명 / Pisces
- 약자 / Psc
- 영문표기 / the Fishes
- 위치 / 적경 : 1h 20m 적위 : +12°
- 자오선 통과 / 11월 22일 오후 9시
페가수스사각형의 남쪽과 동쪽에 희미한 별들로 이루어진 비교적 큰 별자리가 하나 있다. 비록 밝기는 어둡지만 춘분점에 놓여 있는 관계로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온 이 별자리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끈으로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물고기자리(Pisces)이다.우측에는 일곱 개의 별들이 고리를 만들고 있고 좌측에는 서너개의 별들이 또다른 고리를 이루고 있다. 양쪽 고리 모두 4등성과 5등성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어 하늘이 밝지면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측의 고리 주변에는 별들이 많지 않아 어느 정도 어두운 하늘에서는 고리의 모양을 어렴풋이 알아볼 수 있다.
옛 사람들은 이 양쪽의 고리를 물고기라고 생각했고 그 사이에 연결되어지는 별들의 열을 두 마리의 물고기를 묶고 있는 끈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신화를 찾아봐도 왜 두 마리의 물고기가 끈으로 묶여져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와 있지 않다. 별들이 놓여진 모습으로는 끈만을 알아볼 수 있다. 두 개의 고리를 물고기의 모습으로 본 것은 고리의 모양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어서 여기에 물고기의 모습을 상상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어떻게 찾을까?
물고기자리는 춘분점에 놓여 있어서 중요한 별자리로 여겨지고 있지만 작은 별들이 넓은 공간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별자리이다.
고리의 끝에 해당하는 α별 알리샤(Al Rischa. 4등성)는 안드로메다자리(Andromeda)의 γ별과 양자리의 α별을 이어서 같은 거리만큼 연장한 곳에서 발견 할 수 있다. 그러나 워낙 어두운 별이어서 쉽게 발견하기는 어렵다.
서쪽의 물고기를 나타내는 별의 고리(Circlet) - γ, θ, ι, λ, κ가 이루는 조그만 오각형 - 는 페가수스사각형의 바로 남쪽에 위치하며, 북쪽 물고기를 나타내는 작은 삼각형은 안드로메다자리의 β별 남쪽에 놓여 있다.
황도 제12궁(the twelfth sign of the Zodiac)
물고기자리는 황도상에 있는 첫 번째 별자리로 황도 12궁 중 마지막 궁에 해당하며 중국 이름은 쌍어궁(雙魚宮)이다.
이 별자리는 밝은 별은 없지만 태양이 황도상을 지날 때 하늘의 적도와 만나는 춘분점(the Vernal Equinox)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오래 전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천문학자들은 이 점을 기준으로 하여 별들의 적경(the right ascension)을 매긴다.
물고기자리의 적경이 0h인 것도 이 별자리가 춘분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춘분점은 북극성(Polaris)의 위치가 변하는 것과 같은 이유로 황도상을 따라 약 2만 6천년을 주기로 변한다.
물고기의 끈(Ribbons)
성좌 그림을 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 두 물고기가 끈으로 묶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두 물고기를 연결지우는 별들을 끈으로 보는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이 긍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별들을 무엇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 중에서 가장 그럴듯한 것은 이들을 바로 옆에 자리한 고래자리(Cetus)와 연관시킨 것이다. 끈이 만나는 위치가 고래의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들을 고래가 뿜어내는 물줄기로 보자는 것이다.
또하나 그럴듯한 이야기는 이 끈을 두 물고기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로 보고자 한다. 물고기가 물을 내뿜는 것이 이상하기는 해도 충분히 가능한 생각인 것 같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물고기자리에 대한 그리스 신화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래도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이야기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 비너스)와 그의 아들 에로스(Eros. 큐피드)에 관련된 것이다.
어느날 아프로디테와 에로스가 유프라테스(Euphrates)강 언덕을 거닐 때 괴물 티폰(Typhon)이 나타났다. 깜짝 놀란 두 신은 물고기로 변신하여 강 속으로 도망쳤는데 후에 변한 모습이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신화에 의하면 남쪽물고기자리(Pisics Austrinus)가 아프로디테의 변신이라고 하는 말도 있어 이 별자리의 신화로는 좀 어색한 데가 있는 것 같다.
한편 물고기자리의 두 마리 물고기가 남쪽물고기자리의 자식들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어 아프로디테에게 에로스와 또 다른 숨겨둔 아들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앞의 신화도 그럭저럭 맞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 별자리에는 인디언의 재미있는 전설이 하나 전해지고 있다.
오랜 옛날 미국 슈피리호 호수(Lake Superior)의 남쪽 해안에 피쉬(Fish)라고 불리는 한 인디언 부족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다른 부족들과 달리 물고기의 꼬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을 제외하면 어느 모로 보나 통 인간과 다를 바가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 부족에는 오드쉭(Odschig)이라고 불리는 매우 용감하고 현명한 족장이 있었다. 그는 강한 무사였으며 또한 뛰어난 사냥꾼이었다. 오드쉭에게는 열세 살 난 아들이 하나 있었다. 그는 아들이 뛰어난 사냥꾼이 되길 바랬지만 그의 바램과는 달리 아들은 번번히 빈 배낭만을 메고 돌아오곤 하였다. 그 당시는 지구가 항상 겨울이었던 때였으므로 사냥을 하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어느 늦은 오후 아무 소득도 없이 긴 사냥에서 돌아오던 오드쉭의 아들은 잠시 피로를 풀기 위해 나무 둥치 옆에서 쉬게 되었다. 그 때 가까운 거리에서 마른 솔방울을 씹고 있는 다람쥐가 보였다. 사냥감을 찾은 아들이 막 활의 시위를 당기려는 순간 놀랍게도 다람쥐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드쉭의 아들아 나를 죽이지 마라.
너와 너의 부족이 사냥하는 것 이외의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이 눈이 녹고 추위가 끝나야만 한다.
너는 곧 집으로 돌아가서 아무 것도 먹거나 마시지 말고 누워 있어라.
그리고 너의 아버지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거든 여름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여라.
오드쉭의 아들은 다람쥐를 놓아주고 집으로 돌아와 아무 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고 누워 있기만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다람쥐의 말대로 오드쉭이 아들에게 원하는 것을 물어 왔다. 아들이 여름을 가져다 달라고 말하자 오드쉭은 한숨을 쉬며 대답하였다.
아들아,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할 수만 있다면 너를 위하여 애써 보겠다.
그리고는 오드쉭은 그 부족의 가장 뛰어난 사냥꾼들을 모아서 길을 떠났다. 20일 동안 그들은 눈으로 뒤덮인 숲 속을 통과했고 또 20일 동안은 얼음의 평원을 걸어갔다. 마침내 그들이 하늘에 닿을 듯한 높은 산에 도착했을 때는 추위와 배고픔에 지쳐 더 이상 걸을 수도 없게 되었다. 오드쉭과 그의 동료들은 그날 밤을 쉬고 다음날 그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이 산의 정상에 다다랐을 때 하늘은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보였다.
오드쉭의 친구인 오터(Otter)가 먼저 뛰어넘으려 했으나 머리가 하늘에 부딪쳐 다시 산기슭으로 떨어졌다. 베버(Beaver)란 친구가 시도했을 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친구들이 포기하자 이번에는 오드쉭이 뛰어넘으려 하였다. 그 역시 실패하였지만 그는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 반복해서 뛰어 올랐다. 몇번을 거듭하자 하늘에 틈이 생기기 시작하고 오드쉭과 그의 동료들은 온 힘을 다해 하늘에 커다란 구멍을 내었다.
그들은 거기서 풀과 꽃으로 뒤덮인 넓은 평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공기는 부드럽고 따뜻했으며 강은 맑은 물로 가득했다. 평원에는 모든 종류의 짐승들이 뛰놀았고 나무 위에선 온갖 새들이 노래를 불렀다.
오드쉭과 그의 동료들이 하늘을 걷고 있을 때 그들이 만들어 놓은 구멍을 통해 찬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늘나라 사람들도 곧 추위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 구멍을 막으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에 이미 여름중의 여섯달이 지상으로 달아나 버렸다. 오드쉭의 동료들은 구멍을 통해 지상에 봄이 오는 것을 확인하고 하늘나라 사람들이 나타나기 바로 전에 구멍을 빠져 나왔다.
그러나 오드쉭은 운이 없었다. 그가 구멍에 다시 도착했을 때는 구멍은 벌써 닫혀 버렸고, 그는 화가 난 하늘나라 사람들에 의해 포위되고 말았다. 우드쉭은 온 힘을 다하여 달아났지만 그들은 끝없는 하늘의 평원을 가로질러 추적해 왔다. 그러나 하늘나라 사람들의 무기는 오드쉭에게 상처를 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하늘나라의 어떠한 화살이나 창도 그의 꼬리를 제외하고는 인간의 몸을 꿰뚫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밤이 되자 하늘나라 사람들은 그를 잡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때 불행하게도 마지막 화살 하나가 그의 꼬리에 명중되었고 그는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오드쉭은 아무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홀로 죽어가면서 말했다.
나의 아들아, 나는 목숨을 잃었지만 너에게 약속을 지켰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과 동물들이 추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
이렇게 하여 그는 죽었고 지상에 어둠이 왔을 때 물고기의 모습이 그가 누운 곳에 나타났다.
Messier : [M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