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a Goat
- 학명 / Capricornus
- 약자 / Cap
- 영문표기 / the Goat
- 위치 / 적경 : 20h 50m 적위 : -20°
- 자오선 통과 / 9월 30일 오후 9시
신선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은하수는 더욱 더 하늘 높이 떠 오른다. 우리들이 은하수의화려함에 한눈을 팔고 있는 사이 동쪽하늘에는 어느덧 가을철 별자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무렵 독수리자리(Aquila)의 동남쪽 아래에서 커다란 역삼각형 모양의 별무리를 보게 되는데 이것이 목동의 수호신인 판(Pan)이 변하여 된 염소자리(Capricornus)이다.크기에 비해 밝은 별이 없는 이 별자리는 그 독특한 기하학적 모양으로 인하여 매우 잘 알려져 있다.
3, 4등성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별들이 커다란 역삼각형 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는 것이 보인다. 밤하늘에 던져진 부메랑을 연상하게 하는 이 별무리는 반은 염소이고 반은 물고기인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염소자리의 별들이 그리는 모양은 바다염소(Sea Goat)의 몸통부분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을 여기서 추측하는 것은 좀 어려운 일이다.
이중성의 α별 알게디(Algedi)와 β별 다비흐(Dabih)가 염소의 머리에 해당하고 역삼각형의 동쪽 끝에 놓여 있는 δ별 데네브 알게디(Deneb Algedi)는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염소의 꼬리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떻게 찾을까?
사수자리(Sagittarius) 동쪽의 넓은 공간에 희미한 별들이 모여서 커다란 역삼각형 모양의 염소자리를 만들고 있다. 특별히 밝은 별은 없지만 주변에 눈에 띄는 다른 별들이 없어 찾는 데는 별 무리가 없는 별자리이다.
염소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독수리자리(Aquila)의 견우(Altair. αAql)와 거문고자리(Lyra)의 직녀(Vega. αLyr)을 알고 있어야 한다.
견우별 양 옆에 나란히 놓인 두 별 - 독수리자리의 β별과 γ별 - 을 화살표로 삼아서 직녀와 견우의 연결선을 같은 길이만큼 남쪽 방향으로 펼쳐 나가자. 그러면 역삼각형의 서쪽 끝에 해당하는 염소자리의 α별 다비흐(Dabih. 3등성)를 발견하게 된다.
역삼각형의 동쪽 끝에 있는 3등성의 데네브 알게디(Deneb Algedi. δCap)를 확인하면 염소자리의 다른 별들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황도 제10궁(the tenth sign of the Zodiac)
염소자리는 황도 12궁 중 제10궁에 속하는 별자리로 태양은 매년 1월 18일경부터 2월 14일경까지 이곳을 통과한다. 태양이 이 별자리에서 가장 멀리 있는 8월 말에서 10월까지가 관측에 가장 좋은 시기이다.
새로운 시력검사의 별
이 별자리의 α별 알게디(Algedi)는 육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이중성으로 α1, α2 두 개의 별이 착 달라붙어 있다. 하늘에서 두 별간의 거리는 약 6과 1/3으로 보름달 지름의 약 1/8만큼 떨어져 있다. 이 간격은 북쪽하늘에서 시력검사의 별로 알려져 있는 큰곰자리(Ursa Major)의 미자르(Mizar. ζUMa)와 알콜(Alcor) 사이의 거리 -11.8분- 보다도 훨신 가까운 거리이다.
이 새로운 시력검사의 별 α1, α2는 진짜 이중성은 아니다. 실제로는 약 100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다른 세계의 별들이다. 그리고 미자르와 알콜처럼 이 별들의 거리도 계속 변하고 있는데 조사된 바에 의하면 100년에 약 6초 정도의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이 별자리는 염소자리라고 해도 성좌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반은 물고기인 형태를 하고 있다. 그러면 이런 이상한 모습의 괴물이 어떻게 생겨났으며 또 어떤 연유로 하늘의 별자리가 되었을까? 신화에서는 이 괴물을 목동의 수호신인 판(Pan)의 변신이라고 전하고 있다.
옛날 아르카디아(Arcadia)의 계곡에 목동들의 수호자인 판(Pan)이라는 신이 살고 있었다. 판은 산의 요정인 시링크스(Syrinx)의 아름다움에 반해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남자를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판의 사랑의 고백을 들으려 하지 않고 달아나 버렸다.
판은 달아나는 시링크스를 쫓아가며 애원을 하였지만 그녀는 그의 말을 들으려고도 않고 광야를 가로질러 계속 도망쳤다. 그러나 얼마 후 눈 앞에 커다란 강이 나타났고 그녀는 더 이상 달아날 수 없게 되었다.
판이 머뭇거리는 그녀를 막 붙잡으려는 순간, 시링크스는 그녀의 자매인 강의 요정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강의 요정들은 그녀를 강가에 돋아나는 갈대덤불로 변하게 해주었다. 사랑하는 여인을 놓쳤지만 판은 결코 그녀에 대한 사랑을 버릴 수가 없었다.
강가를 떠나지 못하고 며칠을 방황하던 판은 서글프게 울부짖으며 그녀가 변하여 된 갈대를 꺾어 그 줄기로 아름다운 음을 내는 풀피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풀피리에 그녀의 이름을 붙여 항상 그녀를 기억하고자 했다.
어느 날 판이 다른 신들과 어울려 나일(Nile)강가에서 연회를 즐기고 있을 때였다. 막 연회가 끝나고 판이 그의 풀피리를 불려는 순간 갑자기 무서운 거인족 티폰(Typhon)이 나타나 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신들은 화를 모면하기 위해 짐승의 모습으로 변하여 달아났다. 판도 주문을 외우면서 물 속으로 뛰어들었지만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주문이 섞여 버렸다. 그래서 그의 상반신은 뿔과 수염을 가진 염소로 하반신은 물고기의 모습으로 변하고 말았다.
판이 주문을 바꾸려는 순간, 멀리서 티폰에게 붙잡힌 제우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판은 주문을 바꿀 사이도 없이 급히 풀피리를 입에 물고 살을 에이는 듯한 처절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 소리를 듣자 우둔한 티폰은 겁을 먹고 제우스를 놓아둔 채 달아나 버렸다. 판의 재치있는 도움으로 살아난 대신 제우스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하늘의 별들 속에 반양반어(半羊半魚)인 바다염소(Sea goat)를 만들어 판의 도움을 영원히 기억되게 하였다.
그리스인들은 이 별자리를 '판의 별자리'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것은 위와 같은 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Messier : [M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