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태양계
Solar system at Greek Period


태고 때부터 태양을 비롯해서 다섯 개의 행성들, 즉 수성(Mercury), 금성(Venus), 화성(Mars), 목성(Jupiter), 그리고 토성(Saturn)이 지구의 이웃에 위치한 태양계의 천체들로 알려져 왔다. 이 천체들은 육안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다른 별들과는 달리 하늘에서 태양이 움직이는 궤도를 따라 떠돌기 때문에 다른 별들과 쉽게 구별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이 천체들의 운동을 설명할 수 없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와서 태양계에 관한 인간 중심의 개념, 즉 천동설(天動說)이 확립되었다. 이 개념은 17세기에 코페르니쿠스(N. Copernicus)와 케플러(J. Kepler)가 등장할 때까지 14세기 동안 지배적인 사상이 되어 왔다.

피타고라스와 천구의 음악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며 수학자였던 피타고라스(Pythagoras, 570 - 479경 B.C)는 태양계가 빈 공간에 떠 있는 구형(球形)의 지구를 위시해서 태양과 여러 다른 행성들이 중심에 위치한 발광체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는 견해를 가졌다. 이 중심의 발광체를 제우스(Zeus)신의 감시자 헤스티아(Hestia)라 하였으며, 주위에는 열 개의 천체, 즉 지구의 대응체인 엔틱톤(Antichton), 지구, 달, 태양, 다섯 개의 행성, 그리고 별(항성)들의 하늘이 돌고 있다. 피타고라스는 중심의 불덩이를 선회하는 구들의 거리에 관계된 음악의 조화, 즉 유명한 '구의 조화' 학설을 발표하였다. 그에 따르면 구들의 속도는 중심으로부터의 거리에 따라 달라져서 느끼고 가까운 구는 저음의 음악이 나오고, 빠른 것에서는 고음, 그리고 전체에서는 우주의 옥타브(Octave)가 나오지만 이 음악은 보잘 것 없는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타고라스는 또한 샛별(아침별)과 태백성(저녁별)이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던 첫 번재 사람이었다.

플라톤의 동심구
플라톤(Platon, 428 - 347 B.C)의 여러 가지 생각 중에서 태양계에 관한 견해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우주는 하나의 구이고 지구는 하늘의 중심에 놓여 있다'라고 하였다. 그는 두 개의 기하학적인 행성의 운항궤도로부터 행성들의 거리를 1, 2, 4, 8 : 1, 3, 9, 27로 주었다. 그는 거리를 달 1, 태양 2, 금성 3, 수성 4, 화성 8, 목성 9, 토성 27로 지정하였다.
플라톤의 제자로서 그리스 수학자이며 철학자였던 유독서스(Eudoxus, 408 - 355 B.C)는 행성들의 궤도가 원이고 이들은 지구 중심에 중심을 둔 동심구(同心球)들 위에 놓여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행성들이 가끔씩 진행하던 방향에 반대로 움직이는 역행(逆行)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 극(極)은 또 다른 동심구에 속한다고 가정하였다. 그는 태양의 운동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세 개의 동심원, 달을 위해서도 세 개, 다섯 개인 행성을 위해서는 각 행성에 대해서 네 개, 그리고 별들을 위해서 한 개 등 모두 27개의 동심원을 필요로 하였다.
플라톤의 가장 유명한 제자였던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384 - 322 B.C)는 플라톤이 죽은 후에 에게해 건너 아쏘스(Assos)라는 곳에 그 자신의 학교를 세웠다. 그후 그는 알렉산더 대왕의 가정교사를 하였으며 그리스의 아덴(Athens)에 학교를 세우고 우주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가르쳤다. 그는 원 운동이 가장 자연스런 운동이고 지구의 중심은 우주의 중심이라고 하였다. 그는 또한 우주와 지구는 구형이라고 생각하였다.

아리스타쿠스의 태양 중심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대가 지난 후 과학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현재 이집트 카이로 부근 알렉산드리아로 옮겨 갔다. 이 시대에 가장 뛰어난 천문학자는 아리스타쿠스(Aristarchus, 310 - 230 B.C)였다. 그는 처음으로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다. 이것은 지동설의 창시자로 알려진 코페르니쿠스(Copernicus)보다 1700년 정도 앞선 일이다. 당시 아리스타쿠스의 태양 중심설은 지구가 운동한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서 별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프톨레메이오스(K. Ptolemaios. 100 - 170 A.D)는 당시 세계적으로 잘 알려졌던 13권으로 이루어진 저서 '알마게스트(Almagest)'에 관측된 행성의 운동에서부터 태양과 달 운동에 관한 연구에 이르기까지 상세히 기술하였다. 특히 그는 행성의 역행운동을 설명하기 위해서 행성들이 지구 주위의 원 뿐만 아니라 그 원 위에 중심을 둔 또 다른 작은 원 위를 움직인다는 주전원(周轉圓)설을 제안하였다. 이 학설은 그후 16세기 동안 이론(異論)없이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고대 그리스 천문학의 역사는 프톨레메이오스의 연구를 끝으로 종말을 고하게 된다. 프톨레메이오스 이후로는 유럽과 서아시아에서 이렇다 할 연구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리스 사람들이 태양계에 관한 연구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한지 14세기가 지난 후인 르네상스 시대에 와서야 다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암흑시대라 불리는 중세에는 태양계 연구에 있어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은 시대였다. 그렇다고 이 시대에 학자나 지성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이 새대에는 신학이 과학의 중심이었고 과학과 종교가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어 지적 탐구의 중점(重點)이 오늘날과는 아주 다른 곳에 있었다.

처형당한 중국의 천문학자
그리스 못지 않게 천문학에 꽃을 피웠던 곳이 중국이다. 그 곳에서는 이미 기원 전 2천년부터 천문학 활동이 있었다. 기원 전 2137년에는 히(Hi)와 호(Ho)라 불리는 두 명의 천문학자가 일식을 바르게 예보하지 못한 죄로 처형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우주에 관한 개념은 그리스에서와 같이 발전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우주가 단지 매일 회전하는 하늘의 구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였고, 행성의 운동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하늘과 지구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한 곳에서 이어나는 사건은 다른 곳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하늘에서 일어나는 불규칙적인 현상은 지구에 재앙이 닥칠 징조라고 여겼다. 기원 1세기에 그들은 일식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인도에서도 기원 전 1500년부터 달의 운동을 기록하였다.